세스코 후기
피할 곳 없는 작은 원룸일뿐인데 바퀴벌레가 나와서 맨붕.
잠도 못자고 현관불도 끄지 못했다. 불을 켰을 때 꼭 한마리씩 보였기에.
불을 계속 켜놓고 있다. 내가 다른 곳으로 이사갈 때까지 그럴거다.
집주인에게 이야기해봐야 자기네 집에는 안나오니 복도만 대충 약 놓는 미온적 대처, 관리소장은 사람 사는 집에 바퀴가 나오는 건 당연하지 뭐 그런 걸로. 이런 식.
만기일에 무조건 이사가리라 생각하며 쌩돈 들여서 세스코를 신청했다.
흔히 티비나 광고에서 보이던 첨단 장비같은 것은 없다.
그저 벌레포비아인 사람을 위해 약놔주고 트랩 설치해주고 효과 설명해주는 친절한 직원이 있을 뿐이다.
나는 벌레를 싫어하니까 그 직업을 갖는다는 것이 그 분들에게는 어떤 의미인지 모른다.
(생계와 가족을 위한 마음 그런 것을 제외한 보람이나 가치 창조 등)
이런 직업을 가져 준 사람들이 있어서 고마울 뿐이다.
다만 해충 구제를 해주는 서비스외에도 스트레스 받는 이들의 고충을 들어 줄 수 있는 서비스 마인드가 필요한 직업인 것 같다.
처음 오신 분은 그랬는데 오늘 온 사람은 젊어서 그런가 그닥.. 주말에 일해서 피로해서 그런가?
내가 호들갑이라 생각했는지 나처럼 바퀴를 무서워하면 약을 놓을 수가 없단다.
하지만 내가 안무서워했다면 세스코를 신청하지 않고 맥스포스겔을 사서 자가방역을 했을 것이다.
정기관리여서 그런가.. 좀 섭섭한 마음이 드네.
직원분마다 성향이 달라서 그렇겠지만 말이다.
다음에는 처음 온 분이 오면 좋겠다.
(정기관리는 처음 시술하는 직원과는 다른 정기관리만 하는 담당 직원들로만 하는 건지 모르겠다.)
어쨌든.. 후기로 돌아가자면,
처음 방문 후에는 바퀴들이 더 자주 나왔다. 매일마다 깜짝 놀랐다.
우리집의 경우 서식이 아니라 외부 침투형이라 더 처치가 힘들었는데 트랩에 많이 잡혔다.
두번째 방문 후에는 죽은 바퀴들이 어찌나 많던지.
복도로 도망쳐서 죽은 녀석들이 꽤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한마리도 나오지 않았다. 아마도 계속 침투는 하고 있지만 트랩에 잡혔을 것이다.
그래도 눈에 보이지 않으니 좋았다. 비록 싱크대와 현관불은 끌 수 없지만.
이후 욕실에서 독일 바퀴치고는 엄청 큰 놈을 잡았다. 약을 먹었는지 느려서 잡을 수 있었던 듯 하다.
싱크대에서 새끼가 두어마리 보였다.
마음이 좋지 않았고 매달 돈을 내며 정기관리를 받기로 한지라 전화해서 오늘 서비스를 받았다.
새로운 약을 놓고 가는데 다른 사람이 왔다.
그리고 앞서의 이야기와 같다.
우리집 말고도 아래층도 신청했다고 한다.
비단 우리집만의 문제가 아니라 건물 전체에 퍼진 것 같다.
옆집이 이사오고 나서 생긴 문제같긴 한데 원래도 좀 있었던 듯하다.
어서 만기일이 오면 떠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