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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별점 주는 걸 잊었군.
일단 광해. 스토리는 대충 꿰고 있었으므로 그다지 새로울 것도 없었다.
지인이 말하길 멋진 군왕은 뿌리깊은 나무의 한석규를 보지 않았다면 더 신선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말에 한표.
보름에 걸친 일을 그린 이 영화는 웃음과 감동과 애잔함(?)을 함께 보여준다.
어떻게 일개 광대가 왕의 흉내를 내고 정사를 보겠느냐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추창민 감독은 그래서 일부러 다른 직종의 사람이 아닌 광대를 택했다고 한다.
광대의 특성상 여러 인물을 연기할 수 있기에 관객들이 좀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않겠느냐는.
설마 광대라도 그렇겠어? 라고 생각했지만 이병헌. 이 배우의 연기에 빠져들면서 그런 생각은 곧 잊게 되었다.
나는 애정하지 않는 배우다. 남들은 싱그럽다 하는 미소도 나에게 가식으로 보였을 정도.
하지만 이 영화는 다르다. 악마를 보았다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이 배우의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것이다.
근엄했다가 깨알같은 웃음을 줬다가 감동을 줬다가..
개그코드들이 넘쳐났는데 그것은 극중 캐릭터에게서 오는 것이다.
억지 웃음이라기 보다는 캐릭터상 충분히 생길 수 일들이니까.
스토리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이 배우가 연기하는 캐릭터가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들.
감독이 마지막 장면에 울면서 웃는 장면을 연기해달라 했을 때 그대로 연기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했다.
그것을 알고 봐서인지 정말 연기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캐스팅된 다른 배우들 또한 못지 않다.
허균, 중전, 조내관. 또한 도부장.
중전역의 한효주는 감독의 주문으로 민낯이었는데 카메라감독과 조명감독이 책임진다고 했댔다.
그런데 정말 민낯인데도 단아한 아름다움을 보여줬다.
한효주 자체가 동이를 비롯하여 단정한 이미지가 있기도 하지만 감독들의 애쓴 결과임은 말할 것도 없다.
무엇보다 감독이 보여주고 싶다던 한국의 건축.
맨 처음 등장하는 종묘와 경복궁과 궁내의 모습들.
실제 궁에서 촬영이 불가능하여 실내는 지을 수 있는 최대의 크기로 세트를 지었다 한다.
예전엔 촬영이 가능했는데 한국은 몇년전 부터 그것이 되지 않는다.
지인의 말로는 외국은 고건축물들에서 직접 촬영이 가능하다 했고 한국의 대청마루나 나무들은 사람을 타야 윤기가 흐르고 유지된다 했다.
건축을 보여주고 싶었다던 감독 답게 실내는 참으로 아름답다.
주로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지만 그 창호와 빛과 용상.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초반의 왕의 단장 모습 또한 왠지 모를 감탄을 일으킨다.
내용은 썩 만점짜리는 아니다. 지나친 감동 유발이라는 느낌이 있기도 했으니.
예전의 스크린 쿼터제라던가 국내 영화 흥행 참패 이런 것도 옛말이 되었다.
말이 길어졌다.
한번쯤 보면 좋을 영화다.
별점 10점 만점에 9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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